작성일 : 2026. 07. 10
지난 Fable 5 포스트의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분이 읽어주셨습니다. 역시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 그중에서도 지금 가장 좋은 플래그십 모델이 실제로 어디까지 하는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글을 올린 지 나흘 만에 또 하나의 플래그십이 나왔습니다. OpenAI가 GPT 5.6을 정식 공개했고, Sol을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소개했습니다. 마침 비슷한 종류의 작업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JUMF 2026 예습 사이트를 GPT 5.6 Sol에게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두 작업은 통제된 비교 테스트가 아닙니다. 결과물의 수준도 비슷하게 좋았습니다.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서로 다른 플래그십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연달아 만들어보니 도구의 차이는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Fable 5로 만든 것은 하루 한 밴드 — 펜타포트 2026 뉴스레터입니다. 펜타포트 출연진을 하루에 한 팀씩 소개하는 원고 64편, 구독과 자동 발송을 처리하는 백엔드, 지난 회차를 보는 아카이브 홈페이지까지 만들었습니다.
GPT 5.6 Sol로 만든 것은 JUMF 속성예습 — JUMF 2026 비공식 예습 가이드입니다. 54팀의 예습 자료를 차례로 공개하고, 짧은 소개와 대표곡, 예상 셋리스트를 보며 현장에서 볼 무대를 고를 수 있게 만든 사이트입니다. 구독, 아카이브, 음악 플레이어처럼 "페스티벌에 가기 전에 출연진을 예습한다"는 서비스의 뼈대는 앞선 프로젝트와 비슷합니다.
다만 완전히 같은 과제는 아닙니다. 펜타포트 프로젝트는 원고 대량 생성과 AWS 발송 인프라까지 포함했고, JUMF 프로젝트는 그 경험을 가진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두 결과만 놓고 모델 성능을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솔직한 감상부터 말하면 둘 다 비슷하게 좋았습니다. Sol로 작업하는 동안 성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Fable 5로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 느낌을 객관적인 성능 지표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번 작업만으로 "GPT 5.6 Sol이 Fable 5보다 몇 퍼센트 좋다" 같은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실제 감상도 Sol이 더 좋았다기보다는 Fable 5만큼 좋았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둘 중 어느 모델이 더 마음에 들지는 응답 스타일과 사용 환경에 대한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습니다.
OpenAI의 발표도 Fable 5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보다는 더 적은 출력 토큰, 더 짧은 작업 시간, 더 낮은 비용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비슷한 수준의 일을 더 싸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실무에서는 큰 장점입니다.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번에는 두 프로젝트의 토큰과 비용을 같은 조건으로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OpenAI가 공개한 평가 결과와 제 작업 체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두 사이트를 같은 1440×1000 화면에서 캡처했습니다.

Fable 5 쪽은 "하루 한 밴드"를 "1일 1정"으로 치환한 영양성분표와 의약품 라벨 컨셉입니다. 종이색, 검정 잉크, 약국 간판 같은 빨강 하나만 사용했습니다. 타이포그래피와 CSS만으로도 컨셉이 명확하고, 지금 다시 봐도 좋은 결과물입니다.

Sol 쪽은 파란 하늘과 형광 연두를 기본으로 잡았습니다. 스크린 프린트 질감과 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스피커, 번개 같은 이미지도 곳곳에 들어갑니다. 코딩 에이전트가 만든 홈페이지라기보다 페스티벌 홍보 페이지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두 사이트의 컨셉이 다르기 때문에 화려한 쪽이 더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펜타포트 사이트는 의도한 대로 절제되어 있고, JUMF 사이트는 페스티벌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둘 다 마음에 듭니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크게 체감한 장점은 코딩 점수보다 Image Gen이었습니다.
기존 코딩 에이전트가 디자인을 할 때는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제한적이었습니다. 타이포그래피, 그라디언트, 박스, 간단한 CSS 도형 정도입니다. 외부 이미지를 가져오면 라이선스와 스타일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 에이전트가 만드는 사이트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ol은 컨셉을 잡은 뒤 필요한 이미지를 Image Gen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이미지를 페이지에 넣고 브라우저로 확인한 다음, 이미지와 코드를 함께 수정했습니다. 이 과정이 한 세션 안에서 이어집니다. 이미지를 따로 준비해서 전달할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결과에 큰 차이가 났습니다.
OpenAI도 이번 발표에서 디자인 판단력과 컴퓨터 사용 능력의 향상을 따로 강조했습니다. 처음에는 흔한 홍보 문구라고 생각했는데, JUMF 사이트를 만들고 나니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코드가 잘 만들어진 사이트와 디자인까지 잘 된 사이트 사이에 분명한 간격이 있었습니다. Image Gen이 그 간격을 많이 줄여줍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디자인 도구의 장점이지, Sol의 코딩 성능을 보여주는 근거는 아닙니다. 대신 별도로 이미지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같은 시간 안에 시도할 수 있는 디자인이 많아집니다.
두 작업에서 느낀 모델의 성능은 비슷했습니다. 펜타포트 뉴스레터와 JUMF 예습 가이드 모두 의도한 대로 만들어졌고, 어느 한쪽이 확실히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제목에서 말한 Sol의 압도적인 장점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Image Gen입니다. 필요한 이미지를 직접 만들 수 있으니 에이전트가 다룰 수 있는 디자인의 범위가 크게 넓어집니다. 두 사이트의 스크린샷을 나란히 놓았을 때 그 차이가 가장 잘 보입니다.
둘 중 어떤 모델을 고를지는 작업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미지가 많이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Sol이 편하고, 그렇지 않다면 Fable 5와 Sol 중 평소 손에 익은 쪽을 고를 것 같습니다. 모델의 말투와 작업 방식에 대한 취향도 선택에 영향을 줄 겁니다.
성능이 비슷하다면 가격과 속도도 중요합니다. OpenAI 발표대로 더 적은 토큰과 시간으로 같은 수준의 결과를 낸다면 Sol은 실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비슷한 일을 더 싸고 빠르게 해내는 것 자체가 큰 차이니까요.
다음에는 같은 과제를 두 모델에 맡기고 토큰, 시간, 비용까지 기록해봐야겠습니다.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다면 그때는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지 제대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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